2012년 10월 18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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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야? 아니, 소꿉친구라기보다도 웬수지만. 어쨌거나,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군. 아냐,모를 리가 없지. 분명히 다 알면서 점잔빼는 거야, 그 녀석.”“하아?”“그 녀석은, 내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는 그 연정을 이용해 나를 농락해먹은 녀석이니까. 나를 괴롭히는 걸 신조로 삼는 녀석이라고. 내가 도대체 뭔 짓을 했다고 그렇게 나를 죽어라 미워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보나마나 이번에도 그런 걸 거다. 내가 자기를 아직도 좋아한다는걸 알고, 이번에도 나를 농락하려는 속셈이야. 또 뒤통수를 치려는 거지. 음.”“농락이라니요?”오히려, 농락이라면 화인이 더 당했을 텐데.아까 화인의 말을 들은 수야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발언이었다.어떻게 하면 지왕에게서 이런 반응이 나올 수 있단 말인가.어이가 없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수야를 보고, 지왕은 인상을 찌푸렸다.“너도 화인 녀석의 첩자인가 본데,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그 놈, 내가 좋아하긴 하지만 정말로 인간 같지 않은 사악하기 그지없는 녀석이니까.”“별로, 그런 것 같지는 않던데요.”“그게 바로 그녀석의 무서운 점이라니까. 얼굴이나 하는 행동 보면 그저 예쁘고 좋은 사람 같지? 그게아니라고.”“… 하아?”수야가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자, 지왕이 한숨을 내쉬더니 어깨를 으쓱했다.“하아. 말하자면, 길다. 넌 화인 그 녀석에게 단단히 속고 있는 것 같으니, 특별히 말해주도록 하지. 대신, 어디 가서 함부로 떠들면 죽는다.”겁을 주듯 눈을한 번 부릅뜬 지왕이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어디서부터 말해야 하나… 하아, 거기서부터 할까.”...“나는 무술을 중시하는 나진 일족 중에서 괴짜스럽게도 공부를 좋아하는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다.하지만 나는 나진 일족 출신답게, 몸 쓰는 일이 더 좋았지.부하들을만드는 것도 재밌었고, ‘지배자’가 되는 것도 좋았어.싸우는 것 자체가 좋았다고 해야겠지.어쨌거나, 이 썩어빠진 약육강식의 세상은, 내게 꽤 잘 맞았어.하지만 학문에는 뜻이 없던난, 공부 시간마다 틈만 나면 비교 당해야 했다.같은 일족의 소 가문 화인이라는 놈과 말이야.천재라느니, 어린 나이에 학문이 벌써 어디까지라느니- 정말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지.어린 나는 그게 참 싫었다.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냐고.어차피 나는 무술 쪽으로 갈 것이고, 그 녀석은 공부만 잘하지 운동에는 영 소질이 없는 샌님이라고 했으니까, 그 녀석은 그녀석이고 나는 나라고, 그렇게 생각했다.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수련을 할 때마다 느껴지는 시선이 있었어.고개를 돌려보면, 여지없이 수줍게 나무 등걸 뒤로 숨어버리는 단발머리의소녀 한 명이 있었지.‘틀림없어, 저건 연모의 눈길이다!!’나는 확신했다.그리고 , 그소녀는 정말로 예뻤어.여태까지 치기어린 마음으로 예쁘다고 생각했던 옆 집 누나와는 비교도되지 않았지.심지어 수줍어 말도 못하고 나무 등걸 뒤에서 내 모습만 바라보는 소녀라니, 귀엽잖아.그렇게 며칠이 지나도 계속 그렇게 나를 바라보는 그 소녀를 볼 때마다, 나까지 설레고 두근대기 시작했어.이런 게 사랑일까, 하고 생각하면서, 그 소녀가 있을 때는 유독 더멋있어 보이려고 애쓰느라 정말이지 지금 생각하면 쓴 웃음만 날 만큼, 온갖 짓을 다 했다.그나저나, 화인이라는 새끼는 공부나 쳐 할 것이지 슬슬 내 영역까지 노리기 시작했어.나는그 소녀가 그 화인이라는 놈에게 반해 버릴까봐 무섭기도 했고, 무술에 공부까지 잘한다고 매번 비교당해서 화가 났지만, 그래도 그 소녀의 존재에 위안을 얻으며 더욱더 노력하기로 했지.그리고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몇 달이 지나자, 소녀에 대한 내 풋풋한연정은 더욱더 깊어만 가서, 그 수줍음 많은 소녀를 위해 조만간 고백을 하기로 했다.그리고 , 그 소녀에게 내 마음을 고백하려고 마음먹은 전날이었어.약해빠진 몸에도 불구하고 극한의 노력으로 내 수준을 넘어섰다는 화인이라는 녀석과 비교당하면서, 아버지가 던진 경기의 우승자 명단에는 내가 짝사랑하던 소녀의 사진이 박혀 있었지.그 소녀는, 그 빌어먹게 내가 싫어하던 화인이라는 놈과 동일 인물이었던 거야.내 사랑하는 소녀가, 남자라니, 남자라니, 남자였다니!!!가운데에 나와 같은 것이 달린 남자였다니!!!!이건 완전히 날 농락한 거잖아.

















만들고, 사람 병신으로 만들어 놓는 네 말 따위… 안 믿어. 네 몸이, 차라리 네 입보다는 솔직하겠지.”말하지 말라는 듯, 지왕의 입술이 다시금 화인의 입술을 찾았다.분명히 거칠게 다루어지고 있는데도, 너무 절박해서, 그렇게 으르렁대며 자신에게 입술을 붙인 주제에너무나도 조심스럽게 혀를 핥는 이 녀석이 너무 아파 보여서, 화인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그리고, 지금의 이 행복한 순간이 믿기지가 않았다.너무도 고통스럽지만, 너무나도 행복했다.지왕이 지금,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한 것이 정말 맞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꿈인가 하는생각도 들었지만, 꿈이라기에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감각.게다가, 지왕은 말을 하지 않아도,온몸으로 절박하게 화인을 갈구하고 있었다.지왕은 화인의 중심이 확실히 반응하고, 그 곳이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풀어지자, 천천히 몸을 밀어 넣었다.“흐윽!”“큿….”그렇게풀어줬는데도, 너무나 빡빡하다.많이 아픈지 중심도 시들고, 고통에 일그러진 화인의 눈동자를 보며 지왕이 작게 한숨을 내쉬는가 싶더니, 이내 아주 천천히 들어왔다.지왕이 끝까지 들어왔을 때, 화인은 지왕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허겁지겁 몸을 밀어 넣고서야 안심이 되는지,흉흉했던 지왕의 기세가 조금 수그러들었다.그러자, 화인이 조심스럽게 입술을 떼었다.처음받아보는 고통은 괴로웠지만, 자신의 기쁨보다는 덜했다.이 사랑스러운 사람의 오해를, 풀어주고 싶다.아파하지 않도록, 자신이 꼭꼭 숨겨왔던 진심을 말해주고 싶다.“그러니까, 나는….”“쉬잇.”하지만, 말을 하려는 화인의 입술을, 지왕이 자신의 입술로 막아버렸다.아까보다는현저하게 부드러워진 몸짓으로, 지왕이 부드럽게 혀를 놀렸다.화인의 입 안 구석구석을 훑고, 살살 얼렀다.눈물이 날 만큼 다정했다.-초옥 -입술을 뗀 두 사람 사이로 반짝이는 은사가 이어졌다.지왕이 화인의 입술을 닦아 준 다음, 허리를 숙이고 화인의 귓가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번만큼은, 아무 말도 하지 마. 부탁…이니까….”“…….”“… 제발.”얼핏 본 지왕의 눈가가, 붉어진 것 같았다.화인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그저 잠자코 지왕의 머리를 끌어당겨 붉어진 눈가를 핥아 주었다.그러자 움찔하는 지왕.하지만, 거부는하지 않았다.화인의 고통이 조금 줄어든 듯하자, 지왕이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읔….”화인이 몸을 꿰뚫는 고통에 몸을 비틀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으며 버티자, 지왕은 어서 화인이 즐길 수 있도록 주변 이곳저곳을 찔러 올려봤다.그러다가, 마침내 찾아냈는지 화인이 낮게신음을 흘리며 화인의 중심이 힘을 찾았다.“하아앗….”“… 여기야? 느껴?”지왕의 말에,화인은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지왕이 화인의 이마에 입을 맞춘다.밉살스럽지만,놓아버릴 수 없는 사람.격렬하게, 집요하게, 화인이 느낀 그 곳만을 쳐 올린다.그러자, 화인의 몸도 경련을 일으키며 지왕의 허리 짓을 따라간다.“읏, 하읏, 아앗…!”“읍, 크으읔….”화인이 쾌감에 겨운 신음을 내뱉자, 지왕이 더 세게 쳐 올렸다.다른 생각 따위 절대로들지 못하게, 거세게 몰아붙였다.그리고 그 움직임이 절정에 달했을 때, 지왕은 화인의 위로 쓰러지며 짐승이 울부짖듯이 말했다.“사랑해, 사랑해… 나진 소 화인, 씨발…. 사랑한다고…!”화인은, 흐려지는 눈동자로 지왕을 바라보았다.지나친 고통에 일렁이며 흐려져가는 의식너머로, ‘나도’ 라는 말을 어렴풋이 내뱉은 것 같았다. 광수야 학교가자 46- 똑똑똑-“우음?”수야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알람도 맞춰 놨겠다, 대충 11시에 일어날 계획이었건만, 어제 너무 시달렸는지 제대로 정신도 못 차리고 자 버렸나 보다.하지만,시계를 보자 9시.수야는 고개를 갸웃하며 누가 문을 두드리나 생각했다.‘설마 비광조, 그인간은 아니겠지.’“누구시죠?”수야가 묻자, 기다렸다는 듯 대답이 들려왔다.“건방진 1학년, 화인님이 부르셔!”“… 에?”누군지 보이지는 않지만, 왠지 알 것도 같다.단 한 번 들었지만 잊을 수 없는 저 앵앵대는 콧소리를 듣자하니, 화인의 추종자인 2학년 중 하나인가보다. 고 알량한 주먹을 흔들며 자신을 위협하던, 콧소리 앵앵대는 녀석들.수야는 화인이 왜자신을 부를까 생각하다가, 어쨌든 자신을 덮치듯 내리누르고 자고 있는 하휘안을 밀어냈다.“비켜 봐, 인마.”“끄으응?”그러나 하휘안 역시 피곤한지, 삐졌던 주제에 언제 또 침대에

















나온 김에 한적한 곳을 찾아서 산길로 들어갔는데, 갈수록 길이 좁아지더니 결국에는 사라졌다.뭐 그래도, 워낙 한적한 것을 좋아하는 수야로서는 오히려 그 편이 좋았지만.“흐음… 설마훈련장이 그 곳 하나 뿐인 건 아니겠고. 이런 곳에 훈련장 하나 설치해 놨으면 꽤 좋을텐데 말이야.”수야가 그런 말을 중얼거리며 더욱 더 깊은 산 속으로 향하자, 많은 인공나무 아래로 훈련장인 듯 보이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바위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 자칫하면재대로 못 알아볼 뻔 했지만, 다른 사람보다 그런 쪽이 좀 예민한 수야는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다.“흠? 저긴 또 뭐하는 건물이지?”겉으로 보기에는 약간 묘하게 생긴 훈련장인것 같았는데, 안은 너무도 조용해 보였다.수야는 고개를 갸웃하며 그 건물로 다가갔다.건물의 입구로 다가가자, 소리 없이 자동문이 열린다.“……?!”수야는 숨을 급하게 들이켰다.아직 낮임에도 불구하고 빛 한 점 없이 어둠이 들어찬 그 곳에는, 멀찍이서 소년의 흰 얼굴과서늘한 검을 잡은 손만이 얼핏 비쳐 흡사 귀신과 같은 영상이 비쳤던 것이다.워낙 귀신이라든가 공포물을 싫어하는 수야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가, 이내 작은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후우, 뭐야. 사람이었잖아… ’자세히 보니, 소년은 아침에 봤던 왕들 중의 하나인 누진호 낭강오였다.그의 검은 복장과 블루 블랙의 머리카락, 눈동자가 이 어둠에 너무도 잘 녹아들어가, 창백하리만치 희디흰 손과 얼굴만이 이질적으로 비추어졌던 것이었다.일단 안심을 하고 바라보자, 그 소년의 모습이, 그리고 그의 몸동작 하나하나가 매우 아름답다는 걸 느낄수 있었다.흑색의 소년은, 검무를 추고 있었다. 은은한 달빛처럼 흐르는 은색의 검이 빛나며그의 모습을 슬쩍슬쩍 비추고, 팔을 내뻗었다가 집어넣었다가, 다가갔다가 물러섰다가를 아주조용한 정적 아래서 펼친다.수야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며, 눈앞의 소년이 추는 유려한 검무에홀린 듯이 빠져 들어갔다.정적.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숨소리조차 없이, 죽음과도같은 어둠의 적막 속에서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검무가 피어났다.어둠을 가르고, 달빛을아로 새긴다.화려하면서도 단아하고, 요요하고 매끄럽다.서늘한 검의 끝에서 달빛처럼 서늘한빛이 튀었다.느리고 유연하게 빠지고, 신속하고 매끄럽게 치고 들어온다.더없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한없이 올곧은 직선을 가른다.그 검 끝에서 바람마저도 베이고, 그 벤 바람으로 무언가의 형상을 그려내는 것만 같다.얼마인지 모를 시간이 흘러도 전혀 흐트러지지 않는숨소리.하지만 고운 미간에서 이슬처럼 방울져 맺히는 투명한 땀방울.보이지 않는 눈앞의 상대를 유린하듯 잔혹하면서도 너무나 매혹적인, 먹이가 홀려 스스로 걸어 나올 것만 같은 동작.달빛처럼 은은하게 흩뿌려지는 검의 빛 아래서 검과 하나가 되고, 검과 대립하고, 검과 유희를 나누고, 검의 모든 것을 이끌어 낼 듯이 조용하고 치밀하게 검무를 추는 소년.추락하는새처럼 가라앉는 듯,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나비가 날아오르는 듯이 아름다운 동작 하나하나에, 수야는 그만 홀려버리고 말았다.차갑고 서늘하면서도 너무나 유려한 푸른 어둠에.그렇게시간이 얼마나 흘렀던가.푸른 어둠의 소년이 마침내 계속해서 바람을 괴롭히던 것을 멈추고 검무의 끝을 고했다.여전히 주변은 고요했고, 소년의 숨소리도 한 점 흐트러짐이 없었다.훈련장안을 가득 채운 어둠과 기막히게 잘 녹아드는, 너무 검어서 푸른빛마저 도는 머리가 흩날리는 것을 멈춘 지 얼마나 지났을까.사람을 홀리는 마력을 품은 검광을 은은히 비추며, 뒤도돌아보지 않은 소년의 목소리가 훈련장 안을 울렸다.“… 무슨 일이지.”시간조차 잊고 있던수야가 그 목소리를 듣고 현재 상황을 자각함과 동시에, 묵향의 마법에서 화들짝 깨어났다.“… 아 ….”수야는 신음을 흘리며 그제서 눈을 깜박거렸다.얼마나 눈을 부릅뜨고 있었던지,눈이 뻑뻑해서 따끔따끔한 통증이 느껴진다.수야는 눈을 비비며 머리를 흔들었다.꼭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듯 묘한 기분이었다.“실례했습니다. 훈련장을 찾아다니다가 그만… ”얼떨결에 남의 훈련하는 모습을 빤히 쳐다본 꼴이 된 수야가 그 말과 함께 나가려고 하자, 뒤에서 낭강오의 목소리가 들렸다.“여기서 하지.”“예?”“조용하게 굴고 다른 놈들까지 끌어들이지만 않는다면, 내쫒지는 않아.”낭강오가 그 말과 함께 다시 검을 들더니 손가락으로 스윽 훑는다.피부가 병자 같아 보일 정도로 창백하다는 점만 빼면 매우 수려하게 생긴 용모의 낭강오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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