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8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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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더 강해지라고!! 안 그러면 나한테 후장 찢길 테니까!! 크흐흐하하하!!”욕망과 광기에 찬 비광조의 웃음소리가 멀어져 가는 것을 들으며, 숲의 나무들 사이로 몸을 숨기고 있던수야는 한숨을 내쉬었다.어째, 이 사립 토라 학원에 와서, 하루도 평탄하게 지낸 날이 없는 것 같았다, 빌어먹을.어두운 하늘에는, 하얀 달만이 납빛으로 희멀겋고 미지근하게 빛나고있었다.광수야 학교 가자14검과 가까이 하면 안 되는데도 부득불 밀어붙이던 낭강오 때문에결국은 가위에 또 눌려버렸다.하지만 자신의 신음소리에 또 깼는지, 옆에서 하휘안이 토닥거리며 어린아이 어르듯 달래주는 느낌에 그럭저럭 제대로 된 잠을 잘 수 있었다.그렇지만 잠이든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종소리가 울렸다.딩동댕동- 그 소리에 수야가 눈을 떴을 때, 밖은 이미 해가 환하게 비치고 있었고, 모든 방안의 불이 일제히 켜지며 입학식 날들어 보았던 낭랑한 여인의 목소리가 기숙사 안에 울려 퍼졌다.“ - 안내방송입니다. 지금부터 20분 후인 7시 30분까지, 학원생 여러분들께서는 운동장으로 일제히 집합하시기 바랍니다.” “으음… .”수야는 갑자기 켜진 불에 눈이 부신지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비볐다.들어오자마자 샤워실로 가고, 깜박 잊고 간식도 안 사오고, 거기다가 요즘 매일 늦게 들어오는 수야가 못마땅해 투정이라도 부리는 건지, 수야가 오자마자 달라붙어 목덜미를 잘근잘근 깨물던 하휘안을 매몰차게 발로 차고 잤었다.물론 그 목덜미를 깨무는 행위가 어제의 호모 짓을떠올리게 해서 지나치게 반응한 감도 있었지만, 그걸 모르는 하휘안에게는 그저 수야가 야속하게만 느껴질 따름이었다.옆을 보니 하휘안이 막 샤워를 했는지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를한 채 수야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어제 발로 찼던 것에 삐졌는지, 애교도 안 부리고 무표정으로 그냥 빤히 바라보고만 있는 하휘안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꾸욱 밀어낸다.“저리 가.”“크응.”너무도 매정하게 밀어내는 수야의 태도에, 하휘안이 인상을 썼지만, 수야는 얼른 일어나 세수를 하고 대충 머리를 감은 다음 머리를 털며 욕실을 나와 옷을 갈아입었다.하휘안은옷을 갈아입는 수야를 바라보며 수야의 몸에 여기저기 긁힌 생채기가 있는 것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인상을 찌푸렸다.요즘 계속 나가는 것도 모자라서, 기분 나쁜 냄새를 묻혀오는수야라니.역시 품속에 가두고 못 나가게 해야 하나 고민이 일었지만, 그랬다가는 분명 수야에게 미움을 받을 거라는 생각에 꾹 참는 하휘안이었다.“얼른 가자, 나오라잖아.”“킁.”하휘안이 삐졌다는 듯이 콧방귀만 한 번 흥 뀌고 자리에서 따라 일어났다.그런 하휘안을 보는수야의 얼굴이 피식 하고 웃음을 띤다.삐진 티를 팍팍 내면서도 수야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오는 하휘안을 대동하고 운동장으로 걸어가자, 무소속인 녀석들은 자율이라 그런지 부스스한 놈도있고 반듯한 놈도 있는 반면에, 역시 대열을 잘 잡은 연합의 녀석들은 빠릿빠릿하게 잘 서있다.그렇게 다들 운동장으로 모이자, 다시금 운동장에 안내방송이 울렸다.“안녕하십니까,학원생 여러분. 방송은 잘 들리십니까? 그럼, 이사장님의 전언을 전해드리겠습니다.”여인의고운 목소리는 몇 번 헛기침을 하더니, 예의 그 언밸런스한 어투 - 이사장의 간단한 어투에 어울리지 않는 고운 목소리로 읽는 행위를 시작했다. “흠, 흠. 이번에 너희들을 소집한목적은, 너희들도 알겠지만 3일 후에 있을 학원의 축제, ‘광란’[狂亂] 때문이다.연합들은 각각 하나 이상의 준비를 해야 하고, 각 연합의 왕들은 3일 후의 공식 토너먼트를 준비하도록. 각각 계획서 작성을 해서 내일까지 제출하면, 장소 혹은 물건이 필요한경우 학원 측에서 대 줄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광란의 경매에 특별히 좋은 물건들을 많이 골라 놓았다. 만약 필요한 물건이 있거든, 평소에는 살 수 없는 물건들을 이번 기회에 사 보는 것도 좋겠지. 4박 5일간 재대로 놀려면 알아서 잘 해보도록. 축제가 하기싫은 놈은 깽판 쳐도 좋다. 이상으로, 훈화를 마친다. 가서 밥들 먹어라.”방송이 끝나고 운동장에 모인 녀석들이 우루루 흩어지자, 수야는 낯선 단어에 고개를 갸웃했다.무소속이자율적이라 편해서 좋긴 하지만, 소식이 늦은 건 정말이지 나쁜 것 같다.수야는 고개를 갸웃하며 옆에 있던 하휘안에게 물어보았다.“축제?”“크응.”그러나 여전히 삐져 있는 하휘안은대답해 줄 생각이 없는 듯, 킁 하고 콧방귀만 뀌었다.수야가 인상을 써도 하휘안은 고개만팩 돌릴 뿐이다.그에 수야가 하휘안을 툭툭 건드려 봐도, 달래주기 전에는 어림도 없다는 듯

















옥을 떠다닌다.그러다가, 시간의 흐름은 블랙홀처럼 갑자기 수야를 또 언젠가의 현실이었던 과거 속으로 거칠게 메쳐 놓는다.이번에는, 인격이 나누어지기 전이다.비가 주룩주룩 내린다.학교 뒤 구석의 쓰레기장.더없이 차가운 비를 맞으며, 15살의 수야는 상처투성이가 된 채 한무리의 녀석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비에 젖은 교복이 축축하게 몸에 달라붙는다.“넌, 8살때 네 손으로 엄마를 죽였다며?”“야, 피투성이 손이 되어서 웃고 있었대. 존나 소름끼치는 새끼.”“더러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네 엄마를 죽이냐? 개도 그렇게는 안 해.”“…….”남자아이들이 수야의 머리를 막대기로 툭툭 치며 비꼬았지만, 수야는 잠자코 입술만 꼭 깨물었다.네가 뭘 알아.너희들이 뭘 알아.도대체 뭘 안다고 그렇게 지껄여.너희들이도대체 뭐기에 날 단죄한다는 거야.가슴 속에서는 슬금슬금 분노가 피어올랐지만, 그럼에도 수야는 잠자코 입술을 깨물었다.그가 왜 엄마를 죽였든, 어쨌든 엄마를 죽인 건 사실이다.그리고 기뻤다.이유는 모르지만, 엄마를 죽이고 너무나도 기뻤다.슬플 줄 알았는데, 너무나도 기뻐서 슬픔 따위, 안중에도 들어오지 않았다.그러니까.이렇게 당해도 마땅해.나쁜 것은, 저녀석들이 아니다.저 녀석들은, 제 엄마를 죽이지도, 죽인 후에 기뻐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자신은… 살인귀다.제 어미를 죽이고 기뻐한 살인귀다.살인을 즐겼다.너무 살인이 좋아서, 얼굴도 모르는 아빠까지 죽이고 싶다.그러니까.“더 쳐 봐.”“뭐? 저 새끼가 지금 뭐래?”“…이래서, 어디 죽겠어? 너희 말대로 난 더러운 개새끼야. 그러니까, 죽여 봐.”“하!”“죽여… 보라고.”수야가 큭큭 웃었다.입가에 피를 닦아내며 광기서린 얼굴로 웃는 수야의 모습이 소름끼쳤던지, 녀석들은 움찔하더니 이내 소리를 질렀다.“씨발, 밟아버려!!!”- 퍽 -!! 퍽!! 쿠당탕탕 - !!!정신없이 밟히고, 맞고, 굴려진다.머리가 깨지고 입에서 피를 토할 정도로 맞았다.정말 한참을 때리던 무리들이 숨이 가빠 숨을 몰아쉴 때까지도, 수야의 웃음은 사라지지 않았다.“더 때리지 않아? 나, 아직 안 죽었어….”“도, 독한 새끼…!!”“뭐 이딴 놈이 다 있어!!”“항복해!! 네가 병신이라고 말하란 말야!!”“… 하하…너무 깨끗한 너희들은, 사람 하나 죽일 용기도 없어…? 난 사람이 아니라 개새끼라니까.그래도 못 죽이겠어? 죽이지도 못할 각오로 이러는 거야? 겁쟁이 새끼들.”“씨발!! 아직도 정신 못 차렸어?!”“하하… 더 때려 봐. 때리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그런다고 내가 인간이 될 것 같아? 죽여. 죽여 버리라고.”나도 사는 게 지긋지긋하니까, 죽여 줘.누군가 제발 날 죽여 줘.그래서 아빠마저 죽여 버리려는 나를, 막아 줘.내가진심으로 나를 미워하지 않게.나한테는… 나밖에 남지 않았단 말이다.수야가 그렇게 말하며 클클 웃었지만, 녀석들은 겁을 먹었는지 더 이상 달려들지 않았다.무지로 잔혹하게 굴긴 했지만, 아직 살인을 해 보지 않은 15살의 어린 소년들이다.수야가 눈을 가늘게 뜨자, 녀석들은주춤주춤 물러섰다.“가, 가자! 저거 완전히 미친 새끼야!!”“그, 그래…!! 씨발, 미친 개새끼!!”그렇게 소년들이 사라져버리자, 혼자 남아 쓰레기장에 엎드러져 있던 수야가 배를 부여잡고 웃기 시작했다.“병신들… 일부로 죽여보라고 반항도 안 했는데… 크… 크크크…크하하… 하하하하하!!!”수야는 실소했다.웃고 있는데, 분명 끅끅거리며 웃고 있는데,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바보같이.한두 번 겪은 일도 아닌데, 익숙해졌는데, 바보같이 눈물이 난다.정말… 한심했다.수야는 터져버린 이마에서 흐르는 피를 알면서도, 빗줄기 쪽으로얼굴을 돌렸다.눈물 따위, 보이지 않게 가려지도록.자신의 약한 모습 따위, 어느 누구도 볼수 없도록.약하게 굴어도 그 누구도 감싸주지 않는다.그저 약한 모습을 보고 자신을 밟아버릴 뿐.약한 모습을 보이면 그 사이로 검을 꽂고 헤집어버리는 세상이다.그런 걸 알면서… 어떻게 울 수가 있어, 노진 후 수야.“…엄마…. 하하, 하하하… 하하하하….”수야가 웃었다.울면서 웃었다.자신의 엄마, 언제나 울기만 했던 사람을 떠올리며.‘죽고 싶어.’언제나 같은 말을 중얼거리던 엄마의 마음이, 조금쯤은 이해가 간다.정말, 지겨운 세상이다.“그래,엄마. 정말 지겨운 세상이지만… 난, 살고 싶어…”수야가 빗줄기 속으로 손을 뻗었다.뺨에투두둑 하고 떨어지는 빗줄기가 차갑다.“아빠를 죽이고 싶은 살인귀라서… 그때까지만이라도 살고 싶어….”빗줄기가, 꼭 엄마의 눈물처럼 느껴져서 슬프다.엄마가 울지 않았으면 좋겠는데,맨날 울던 사람이라 하늘에 가도 울 것 같다.“난 더러워. 그래, 난 개새끼야. 하지만…잘못했다고 빌면 뭐가 달라지지? 내가 나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는데, 도대체 누구에게구원을 받는다는 거야?”수야가 쏟아지는 빗줄기에 얼굴을 내맡기며 중얼거렸다.입에 들어오는

















싸늘하게 얼어버린 인물들.그들도 하휘안이 어제 진무하와 싸웠고 진무하가 먼저 사라졌다는소식은 알고 있었나 보다.그렇게 그들을 단 한 동작으로 조용히 시킨 하휘안은, 수야를 안아들고 의무실로 발걸음을 옮기려고 했다.‘쯧쯧, 귀염둥이가 하휘안한테 붙어 있는 동안 얼른도망가는 게 나을 텐데, 저 녀석들.’그런 그들을 바라보던 진무하가 혀를 차든 말든, 수야는 하휘안의 품에서 기어코 벗어나며 외쳤다.“야!! 나 혼자 갈 수 있어!!”“…….”하휘안이 말없이 서 있자, 수야는 극심한 쪽팔림으로 얼굴이 시뻘개져서 휘적휘적 자리를 벗어났다.그런데, 평소라면 걱정스러운 눈을 하고 쫄래쫄래 따라붙었을 하휘안이 웬일로 따라붙지 않는다.그러자 수야는 고개를 갸웃하며 중얼거렸다.“저 놈이 웬일이래? 흠, 근데 왜 나를 이렇게 순순히 보내주는 거지? 진짜 이상하단 말이야.”...의무실에서 원격으로 지시해주는 약과 붕대를 꺼내 대충 자가 치료를 마친 수야는, 피를 많이 흘려서 그런지 현기증이 나는 머리를 의무실 침대에 눕혔다.그렇게 얼마쯤 얕은 잠이 들었을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머리맡에 누군가가 서 있는 감각이 느껴진다.그리고 , 짙은 피 냄새도.“… 으음.” 눈을가늘게 뜨고 살피자, 머리맡에는 역시나, 하휘안이 서 있었다.“뭐야, 또.”수야가 피식웃자, 하휘안은 붕대로 감긴 수야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는다.마치 걱정이라도 하는 듯 보이는그 몸짓에 수야가 피식 웃었다.“나 참, 걱정이라도 하는 거야?”“끄응.”신음만 흘리며쭈그리고 앉아, 누워있는 수야의 목에 머리를 부빈다.그러자 수야가 인상을 찌푸리며 하휘안을밀어냈다.“간지러워, 따끔따끔하다고! 너 머리카락, 인간적으로 정말 심한 거 알아?”“끄응.”“그리고, 피 냄새 나. 뭐 하다 왔어?”“…수야, 피 냄새. 아까.”“흐~응?”“……가르르.”수야의 말에 더 이상 대답은 않고, 애교라도 부리는 듯 목울대를 울리는 하휘안.따갑다는데도 연신 얼굴을 비비는 하휘안을 보던 수야는 결국 아무려면 어떻겠냐는 듯이 한숨을내쉬며 하휘안의 머리를 토닥토닥 두드렸다.역시, 따끔따끔하다.수야는, 앞으로 트리트먼트라도 하나 사서 저 녀석의 머리를 좀 부드럽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그래, 그래.”“가르르르… ”...진무하는, 눈앞에서 벌어진 참상에 어깨를 으쓱했다.온 몸이 갈기갈기 찢기고 뼈가으스러진 시체더미는, 더 이상 사람이 아니었다.비위 상할 것도 없이 그저 신선한 피 냄새를 풍기는, 잘 으깨진 ‘고깃덩이’들이었다.오랜만의 피 냄새를 맡으며 좋은 구경 한 진무하는, 옆에서 연신 구역질을 하고 있는 후배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우웩, 으웨엑!! 선배는비위 안 상해요?”“음, 내가 좀 비위가 좋지. 그리고 이런 걸 한두 번 본 것도 아니라서.”“야리야리한 얼굴을 하시고는 대단하네요, 선배… 으웩!!”“뭘, 이런 거 가지고 그렇게 굴면 여기서 못 살아남는다, 너? 그냥 고깃덩어리라고 생각하면 되잖아.”“고깃덩어리라니요!! 인간이잖아요!! 으웩!! 제가 여기서 1년을 버텼지만 이런 건 처음이라구요!!으웨엑!!”“아아, 토악질 다 하고 말해라. 내가 아무리 굳건한 비위를 지니고 있다고는하지만 토사물이 내 옷에 튀면 비위가 상할 것 같아.”“으웩!! 으웩, 네에.. 우웨에엑!! 아, 그리고, 우웩!! 저 시체보다 더 구역질나는 건… 우에에엑!! 그 놈입니다,선배… 우에엑!!”“아, 정말 말 안 듣는 놈일세? 그럼 고개를 저쪽으로 돌리던가.”“네에, 선배… 우에에엑!! 그, 그런데, 무섭잖아요!! 어떻게 인간이 그래요? 우웩!!”후배는연신 토악질을 하며 고개를 흔들었다.그러자 진무하가 피식 웃으며 대답한다.“인간 아냐.”“네?”“짐승이지, 우리 자기는.”시뻘겋게 터지는 충혈된 흰자, 온 몸에 불뚝불뚝 솟아오르는 핏줄, 한순간에 길어지던 이빨과 은회색의 손톱, 아니 발톱.짐승이 되어서, 인간의 머리를 산 채로 물어뜯고 발톱으로 찢으며 그 무시무시한 괴력으로 몸을 으깬다.사람을 물어 죽이는 건 인간의 구강구조로는 도저히 무리일 텐데도, 마치 젤리를 씹듯 거침없이 찢어내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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